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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광부의 날’, 제대로 준비하고 있는지

김태수(탄광지역활성화센터 학술연구소장)

기사입력 2026-06-15 17:42 수정 2026-06-16 0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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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629일은 제1광부의 날이다. ()석탄산업전사추모및성역화추진위원회(위원장 황상덕)를 비롯한 전직 광부 단체 대표와 여러 전문가들이 모여 수년 동안 광부의 날제정을 위한 학술세미나와 결의대회 개최·탄원서 제출 등의 활동을 했고, 이철규 국회의원의 법안 발의와 2025123일 국회 본회의 통과로 마침내 국가기념일이 되었으며, 올해 첫 행사가 개최될 것이다.

 

그런데 5월달이 다 가도록 광부의 날행사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전혀 소식을 알 수 없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캐나다와 미국의 사례를 보며 나 혼자 광부의 날기념행사를 구상해보고 있다.

 

캐나다 노바스코샤의 데이비스 데이(Davis Day)’1925년 광산파업 과정에서 사망한 광부 윌리엄 데이비스를 추모하는 노동운동의 기억에서 출발하였다. 이 행사는 단순한 산업행사가 아니라, 순직 광부 위령식과 이름 낭독, 노동조합 연설, 광부 합창단 공연, 광산유산 교육 프로그램이 결합된 공동체적 추모 의례로 발전하였다.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광부 축제 역시 광산노동 사진전, 은퇴 광부 증언행사, 가족 참여 퍼레이드, 광산박물관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광산문화를 지역 정체성의 일부로 계승하고 있다.

 

이러한 북미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광부의 날이 단순히 과거 산업을 회상하는 행사가 아니라 산업전환 이후에도 지역 공동체를 유지하는 핵심 기억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광산을 사라진 산업으로만 바라보지 않는다. 오히려 광산노동과 탄광촌의 삶을 현재적 가치로 재해석하며, 노동과 희생의 역사를 사회적 기억으로 보존한다.

 

우리나라 광부의 날도 북미 지역과 같은 추모와 탄광문화 계승이 주요 프로그램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것이 광부의 날을 제정한 목적과도 부합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행사의 서막은 반드시 순직 광부 추모가 자리해야 한다.

 

현재 한국의 탄광지역에는 산업재해와 진폐증으로 희생된 수 많은 광부들의 기억이 남아 있다. 그러나 이들의 이름은 지역사회 속에서 충분히 호명되지 못하고 있다. 광부의 날행사에서는 순직 광부 이름 낭독, 추도 사이렌, 유가족 헌화, 진폐 희생자 추모 의례 등을 정례화할 필요가 있다.

 

그와 함께 광부의 날은 탄광촌 공동체 문화를 계승하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 광부예술단 공연, 탄광촌 음식문화 재현, 광산·철도·연탄·사택 생활문화 전시, 광부 사진전과 구술 기록전, 탄광문학 작품 소개 등은 탄광촌의 집단 기억을 살아있는 문화로 복원할 수 있다.

 

또한, 노동운동과 산업재해의 역사를 교육 자원으로 활용해야 하고, ‘운탄고도 걷기와 같은 산업유산 관광과 연계한 지속가능한 지역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북미 광산도시처럼 은퇴 광부를 해설사로 양성하고, 실제 갱도 투어와 광산장비 시연, 탄광촌 답사 프로그램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광부의 날하루만 행사를 치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 박물관과 탄광유산 공간이 상설적인 기억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이것은 관광사업을 넘어 지역의 역사적 정체성을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광부의 날사라진 산업에 대한 향수로만 접근하지 않는 일이다. 광산은 끝났지만, 광부들의 노동과 희생은 한국 산업화의 근간이었다. 탄광촌 공동체는 국가 경제 성장의 이면을 떠받친 삶의 현장이었다. 그렇기에 광부의 날은 일반적인 산업기념일이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희생과 연대, 노동과 공동체를 기억하는 사회적 의례가 되어야 한다.

 

1광부의 날행사를 어느 기관·단체에서 주최하는지 모르겠지만 북미지역의 사례를 참고하여 석탄산업문화유산을 지역의 미래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주시기 바란다.

 

<위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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