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하반기에는 인사·노무 담당자가 반드시 사전에 점검해야 할 제도 변화가 적지 않다. 특히 이번 노동법의 개정은 사업주의 법적 의무를 구체화하고, 근로자의 권리 행사를 보다 실질적으로 보장하는 방향으로 설계되어 있어, 사규 정비와 운영 프로세스 개편이 함께 필요하다고 본다.
실무상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법 개정 내용을 ‘알고 있는 수준’에서 끝내지 말고 취업규칙·휴가신청서·내부 결재 라인에 반영해야 한다. 둘째, 산재·성희롱·육아지원처럼 분쟁 가능성이 높은 영역은 증빙과 처리 절차를 명문화해야 한다. 셋째, 제도 신설 또는 제재 강화 항목은 관리자 교육까지 포함해 현장 집행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1. 퇴직연금: 적용 확대에 맞춘 도입 검토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제도(푸른씨앗) 대상 사업장은 2026년 7월 1일부터 상시근로자 50인 미만 사업장으로, 2027년 1월 1일부터는 100인 미만 사업장으로 단계적으로 확대된다. 기존에 퇴직연금 도입을 미뤄온 중소사업장이라면 하반기부터는 적용 가능 여부와 비용 부담, 재정지원 활용 가능성을 함께 검토할 필요가 있다.
HR 실무자는 우선 상시근로자 수 산정 기준을 다시 확인하고, 현재 퇴직급여 제도가 퇴직금 방식인지 퇴직연금 방식인지 점검해야 한다. 이어 경영진 보고용으로 ‘도입 필요성, 예상 비용, 행정절차, 지원제도’를 정리한 내부 검토안을 준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유의사항으로 적용 대상 확대는 곧 미도입 사업장에 대한 실무 검토 필요성이 커졌다는 뜻임을 알아야 한다.
2. 산재보험급여: 자료제공·조사 대응 체계 정비
산업재해 노동자의 보험급여 수급권 보장을 위해, 요양급여나 유족급여 신청 시 신청인 또는 대리인이 조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되었고, 사업주는 보험급여 수급에 필요한 자료 요청을 받으면 이를 제공해야 한다. 또한 조사 과정에서 알게 된 정보는 목적 외 사용이나 누설이 제한되므로, 개인정보와 산재 관련 민감정보 관리도 함께 중요해졌다.
실무적으로는 산재 발생 시 회사가 어떤 자료를 언제 누구에게 제공할지 표준 절차를 만들어야 한다. 산재보고서, 재해경위서, 출근기록, 업무배치 자료, CCTV 보관 여부 등 핵심 자료 목록을 사전에 정리해 두지 않으면, 조사 단계에서 대응 혼선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에 유념해야 한다.
3. 안전보건: 공시 의무와 조사 확대에 대비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에 따라 사업주 등에 안전보건 현황을 정기적으로 공시하는 제도가 도입되었고, 입법예고안 기준으로 그 대상은 상시근로자 500명 이상 사업주 또는 연간 건설공사 금액 1,200억원 이상의 건설사업주로 제시되었다. 공시 대상에는 안전보건관리체계, 산업재해 발생 현황, 전년도 실적, 당해 연도 계획, 투자 현황, 재발방지 대책 등이 포함된다.
또한 화재·폭발·붕괴 등으로 발생한 일정 요건의 산업재해에 대해서도 원인조사와 후속 개선명령의 범위가 확대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정비되었다. 이는 중대재해가 아니더라도 반복적이거나 구조적 위험이 드러나는 사고에 대해 감독과 개선명령이 강화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유의사항으로 공시는 대외 공개를 전제로 하므로 형식보다 실제 관리 수준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4. 육아지원 제도: 휴가·휴직 운영 기준 전면 수정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개정으로 단기 육아휴직, 배우자 출산전후휴가 확대, 배우자 유산·사산휴가 신설, 임신 중인 배우자 돌봄을 위한 육아휴직 허용,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거부 사유 축소 등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배우자 출산전후휴가는 출산예정일 50일 전부터 사용할 수 있도록 바뀌고, 배우자 유산·사산휴가는 5일 범위에서 보장되며 최초 3일은 유급이다.
단기 육아휴직은 자녀의 휴원·휴교·방학 등 돌봄 공백 사유가 있을 때 1년에 1회, 1주 또는 2주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이다. 또한 임신 중인 배우자에게 유산·조산 등 위험이 있는 경우 남성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이 허용되고, 이 경우 분할 사용 횟수에도 별도 특례가 적용된다.
실무적으로는 취업규칙과 모성보호 규정, 휴가신청서 서식, 전산 결재코드를 모두 수정해야 한다. 기존 규정에 없는 휴가 명칭이 새로 생기거나 사용 가능 시점이 바뀌기 때문에, 서류 양식이 바뀌지 않으면 제도는 있어도 현장에서 작동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의사항은 “전례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휴가를 지연하거나 거부하면 분쟁 위험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 성희롱·난임치료휴가: 제재 강화 항목 우선 관리
직장 내 성희롱 금지 규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과태료 부과 대상이 사업주뿐 아니라 법인의 대표자, 그리고 법인 대표자의 친족인 상급자·근로자까지 확대되는 내용이 반영됐다. 이는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 회사가 단순히 조사 절차만 갖추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고, 가해 주체별 책임 구조와 후속조치를 더 엄격하게 관리해야 함을 뜻한다.
난임치료휴가는 6일 중 유급기간이 2일에서 4일로 확대되었고, 이를 이유로 한 해고·징계 등 불리한 처우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규정이 강화됐다. 따라서 휴가 자체의 승인 여부뿐 아니라 인사평가, 승진, 계약갱신, 배치전환 과정에서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별도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
유의사항으로 휴가 부여 자체보다 이후 인사상 불이익 여부가 더 큰 법적 리스크가 될 수 있다.
이번 하반기 개정의 핵심은 “법 조문을 아는 것”보다 “현장에서 작동하게 만드는 것”에 있다. 따라서 HR 부서는 사규 개정, 서식 정비, 전산 반영, 관리자 교육, 사내 공지를 하나의 패키지로 묶어 움직여야 하고, 특히 휴가·휴직과 성희롱, 산재 대응처럼 분쟁 가능성이 높은 영역은 문서화와 기록관리 수준까지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본 글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수도 있습니다>
[필자 약력]
△강원도 삼척 출신
△건국대학교(행정학과)석.박사
△노동부 총무과(인사 담당)
△노동부 감사담당관실
△국무총리실 조사심의관실(공직 감찰)
△노동부 고용정책실 자격지원과
△노동부 기획조정실 고객만족팀
△노동부 산업안전국 안전정책과
△강릉지방노동지청 근로감독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강남지청 직업능력개발과장
△서울지방고용노동청 관악지청 근로개선지도1과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원주고용센터 소장
△중부지방고용노동청 태백지청장
△현 노무법인 최상인업 대표공인노무사
저서 : △노동법 강의 △외국인력 정책론 △노동법은 내친구 △산업안전 보건법 해설 △외국인 고용 허가제
논문 : △외국인근로자 유입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관한 연구(행정학석사) △저 숙련 외국 인력의 정책평가에 관한 연구(행정학박사)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의 보호정책에 관한 연구 등 다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