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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일 2026-07-25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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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의 자유와 적법절차—고령 피의자 구속을 둘러싼 사회적 논쟁

기사입력 2026-07-15 18:03 수정 2026-07-16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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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형상 본지 발행인

대한민국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가 살아 숨 쉬는 나라다. 국민들은 다양한 종교를 믿거나 믿지 않을 자유를 보장받으며 각자의 신념에 따라 살아가고 있다. 무속신앙을 비롯해 불교, 유교, 천주교, 개신교, 대종교, 이슬람 등 다양한 종교가 오랜 세월 우리 사회 속에 공존해 왔고, 이러한 다양성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중요한 자산이 됐다.

 

역사적으로도 종교는 우리 사회와 함께해 왔다. 조선시대 불교는 전란 속에서 나라를 지키며 호국불교라는 이름을 얻었고, 구한말과 일제강점기에는 개신교·천주교·불교 지도자들이 함께 독립운동에 참여하며 민족정신을 고취했다. 대한민국이 오늘날 세계적으로도 종교적 다양성을 폭넓게 인정하는 국가로 평가받는 데에는 이러한 역사적 배경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 이러한 종교의 자유와 적법절차의 가치가 다시 한번 사회적 논의의 중심에 섰다. 지난 624일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이만희 총회장(95)이 정당법 위반 및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됐다. 혐의에 대한 최종 판단은 향후 재판을 통해 가려질 예정이다.

 

고령 피의자 구속, 얼마나 이례적인가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6월 기준 국내 90세 이상 수감자가 5명이라고 밝혔다. 현재 최고령 수감자는 96세이며, 과거 95세 고령자가 구속된 사례도 있었다.

 

다만 알려진 사례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살인미수 등 강력범죄와 중대 범죄에 해당하는 사건들이었다. 초고령자의 구속 자체가 전례가 없는 일은 아니지만 매우 드문 사례이며, 특히 비폭력 혐의를 받는 95세 종교지도자의 구속은 사회적으로도 이례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물론 법원은 연령만이 아니라 증거인멸 우려와 사건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했을 것이다. 그러나 초고령자에 대한 신체적·인도적 고려가 충분히 반영됐는가에 대한 논의 역시 함께 이뤄지고 있다.

 

국내외에서 제기되는 우려

 

이번 사안은 해외 학계에서도 언급됐다. 천지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73일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제9회 유럽종교학회(EuARe) 국제학술대회에서 신천지, 글로벌 맥락 속 한국의 새로운 종교세션이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세계신흥종교연구소(CESNUR) 설립자인 마시모 인트로빈 박사는 유럽에서는 고령자의 수감이 매우 예외적으로 이뤄지며, 비폭력 사건의 경우 대체 조치가 우선 검토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유럽종교간포럼(EIFRF)의 에릭 루 대표와 유럽신앙자유연맹(FOB)의 알레산드로 아미카렐리 의장도 고령자의 인권과 종교 자유 측면에서 우려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서도 중원신문 보도에 따르면 대승불교재단법왕종 종정 운봉 스님은 "95세 초고령자에 대한 구속 수사는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운봉 스님은 "법 집행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지만 신체적 약자에 대한 인도적 배려 또한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의견들이 사건의 법적 판단을 대신할 수는 없지만, 고령 피의자의 인권과 적법절차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볼 수 있다.

 

국가를 위해 헌신한 삶과 사회공헌 활동

 

이번 논란과 별개로 이만희 총회장이 국가유공자라는 사실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는 한국전쟁 당시 군 복무를 수행한 참전유공자로 등록돼 있으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이력을 갖고 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 신천지는 사회적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만, 이후 혈장 치료제 개발을 위한 혈장 공여와 대규모 헌혈 운동에 참여했다. 교단 측에 따르면 수많은 성도들이 자발적으로 혈장 공여와 헌혈에 동참했으며, 누적 헌혈 참여 인원은 19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사실들이 현재 제기된 혐의의 유무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한 개인의 삶과 사회적 행적을 평가할 때는 현재의 혐의뿐 아니라 국가를 위한 헌신과 사회공헌 활동 역시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적법절차와 무죄추정의 원칙

 

이번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종교나 특정 인물에 대한 호불호가 아니다. 대한민국 헌법이 보장하는 보편적 가치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가에 대한 문제다.

 

법치주의 국가에서 수사는 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되어야 하며, 혐의 유무는 독립된 사법 절차를 통해 판단되어야 한다. 또한 모든 국민은 유죄가 확정되기 전까지 무죄로 추정받을 권리를 가진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를 폭넓게 인정해 온 나라다. 그렇기에 어떤 종교든 법 앞에서는 동일한 기준이 적용되어야 하며, 동시에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는 적법절차와 인권 보장이 철저히 지켜져야 한다.

 

종교의 자유와 법치주의는 서로 충돌하는 가치가 아니다. 오히려 서로를 지탱하는 민주주의의 두 축이다. 사회적 논란이 큰 사건일수록 감정보다 원칙이, 비난보다 절차가 우선되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이 지켜온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이며 앞으로도 지켜가야 할 헌법 정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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